트로트의 황제 태진아, 영원한 ‘옥경이’의 남자에서 치매와 싸우는 남편으로

트로트의 황제 태진아, 영원한 ‘옥경이’의 남자에서 치매와 싸우는 남편으로

(사진출처: 네이트TV

“사랑은 아무나 하나.. 눈물은 또 누가 아나..” 이 익숙한 노랫말을 듣고 단번에 떠오르는 이름, 바로 태진아입니다. 태진아의 음악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한국인의 삶과 감정을 대변해 왔습니다. 노란 슈트와 애절한 창법, 그리고 수 많은 히트곡으로 수십 년을 무대 위에 살아온 태진아. 그런데 최근, 무대 밖의 태진아에게 또 다른 이야기가 생겼습니다. 아내 ‘옥경이’의 이름을 담은 노래처럼, 현실에서도 태진아는 치매를 앓는 아내 이옥형 씨를 곁에서 지키는 남편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트로트의 황제이자 ‘옥경이의 남자’로 살아온 태진아의 인생과 음악, 그리고 한 남편으로서의 눈물 나는 여정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목차

태진아의 인생 이야기_ 가난, 무명, 그리고 국민가수

가수 태진아가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진행되는 MBC 표준FM`정선희, 문천식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 출연을 위해 도착하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머니투데이

옥경이의 남자, 태진아의 프로필

본명조방헌
예명태진아
출생일1953년 8월 5일
출생지충청남도 보령시
직업가수, 작사자, 작곡가, 음반기획자, 연예기획자
데뷔1973년 이별로 가요계 데뷔
대표곡옥경이, 사랑은 아무나 하나, 미안 미안해, 동반자, 잘 살아보세
자녀아들 조성현 (가수 활동명: 이루)

가난했던 태진아의 어린 시절

태진아는 1953년 충청남도 보령에서 태어났습니다. 아주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고, 초등학교 시절에는 신문 배달과 구두닦이까지 하며 가족 생계를 도왔습니다. 어릴 때부터 일찍 철이 들었고, “밥 한끼 먹는 것도 힘들었다”는 말이 그냥 꾸밈이 아니라 실제로 그의 삶이었습니다. 중학교  졸업 후에는 정식 고등학교 진학도 하지 못하고 서울고 상경, 생활 전선에 뛰어들게 됩니다.

상경과 무명 시절의 태진아

서울에 올라온 태진아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다양한 음악 활동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당시 트로트계는 이미 스타들이 포진해 있었고, ‘조방헌’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무명 시절엔 거의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1970 ~ 80년대 당대 최고 인기 가수들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예명을 지었습니다. 태현실의 ‘태’, 남진의 ‘진’, 나훈아의 ‘아’,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이름이 바로 ‘태진아’ 입니다. 태진아는 나도 이들처럼 성공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자신이 존경하던 가수들의 이름을 조합해 예명을 만든 것입니다.

데뷔와 태진아의 첫 성공, ‘옥경이’

태진아는 1973년 이별이라는 곡으로 데뷔하지만, 여전히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1980년대 중후반, ‘옥경이’라는 곡으로 대중적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사실 이 노래는 처음엔 반응이 미지근했지만, 라디오와 트로트 프로그램에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며 ‘숨은 명곡’이 됩니다. 그 후, 공연장에서 이 노래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태진아라는 이름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태진아의 음악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한 곳으로 알려진 이 노래는 잊혀진 첫사랑과의 재회를 그린 감성적인 트로트 곡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한, ‘옥경이’ 발표 이후 대중의 큰 사랑을 받으며 태진아는 트로트 스타, 트로트 4대천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사실 이 노래의 제목은 실제 아내 이옥형 씨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저 대중가요가 아닌, 한 남자의 평생 사랑 고백이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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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엔터

태진아가 지키는 이름, 옥경이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경제

트로트 스타 태진아와 그의 아내 이옥형 씨는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인생의 동반자입니다. 하지만 5년 전부터 아내에게 치매 증상이 시작되면서, 그들의 일상은 달라졌습니다. 태진아는 방송에서 아내의 병을 “예쁜 치매” 라고 표현했습니다. 태진아는 이옥형 씨의 같은 질문에도 늘 똑같이 다정하게 답해주면서 사랑의 간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내에게 잘해줘야 할 의무가 있고, 옥경이는 그걸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태진아는 아내를 위한 헌신을 그렇게 정의합니다. 그는 치매 간병에 대해 “절대 화내면 안 되고, 아기처럼 다뤄야 한다”고 직접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습니다. 

치매와의 싸움

태진아는 아내 이옥형 씨의 치매 진단을 받은 후, 매일이 전쟁과도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치매는 단순히 기억을 잃는 병이 아니라,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는 병입니다. 태진아는 아내가 점점 자신을 잊어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지만, 그럴수록 더 다정하게 아내를 돌봅니다. 그는 “아이고 예뻐라 옥경이”라고 부르며 아내를 달래고, 그녀의 기억 속에 자신을 남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태진아는 아내의 치매가 진행되다가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그는 아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고, 함께 사진을 보며 추억을 되새깁니다. “여보, 아빠라고 불러봐”라고 말하며 아내의 기억을 자극하려 애쓰는 그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치매 치료 효과

태진아의 정성 어린 간호 덕분에, 이옥형 씨의 치매는 다소 진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태진아는 “병간호를 해주니까 치매가 진행되다가 멈췄다”고 말하며, 아내의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는 아내의 기억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바로 함께 찍은 사진을 집안 곳곳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또한, 태진아는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그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는 “아내가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나는 그녀를 기억하고 사랑한다”며, 아내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진아의 노력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으며,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순풍 선우용여와의 비교

태진아의 이야기는 또 다른 유명 인사, 순풍 선우용여의 이야기와도 닮아 있습니다. 선우용여 남편 역시 치매를 앓고 있어, 그녀도 비슷한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치매와 싸우며,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우용여는 “치매는 가족 모두의 병”이라고 말하며,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태진아 역시 “아내의 치매는 나의 치매”라며, 아내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치매와 싸우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태진아의 진짜 무대는 ‘집 거실’

화려한 조명이 꺼지고 무대를 내려온 뒤, 태진아는 매일 집 안에서 아내의 기억을 붙잡는 무대에 오릅니다. 그가 진심으로 지키고 싶은 건 명예도, 인기곡도 아닌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그는 “전에는 내가 해외 공연 갈 때 같이 가자고 해도 안 갔는데 이제는 항상 옆에 있어야 해서 스케줄도 너무 먼 지방이면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가지 못한다”며 “이제는 돈이 나한테 의미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아내의 기억을 돕기 위해 집 안을 함께 찍은 사진으로 도배하고, 디너쇼에서 아내와 듀엣을 부르며 그녀의 기억을 자극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그의 집 거실이 단순한 생활 공간을 넘어, 아내와 함께하는 특별한 무대임을 의미합니다. 무대는 작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은 그의 인생 전체보다 큽니다. 진짜 사랑은 끝까지 남는 사람의 몫임을, 그는 조용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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